헬시 라이프의 시대
‘웰니스(Wellness)’는 단순한 신체·정신·감정의 균형을 추구하는 삶의 태도를 의미합니다. 과거의 ‘건강 관리’가 질병 예방이나 체중 조절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면, 이제 웰니스는 내면의 안정과 자기 표현을 포괄하는 라이프 스타일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최근 McKinsey & Company가 발표한 The Future of Wellness 2025에 따르면 글로벌 웰니스 시장은 현재 약 2조 달러(한화 약 2,700조원) 규모에 달하며, 미국 시장에서만 연간 약 5,000억 달러 이상이 소비되고 있습니다. 웰니스 산업은 경기 사이클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적게 받으며, 매년 4~5%의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이는 비탄력적 시장으로 평가되는데요.
특히 이러한 성장의 중심에는 MZ 세대가 있습니다. 미국 전체 인구의 약 36%에 불과하지만 웰니스 소비 비중은 41%로 가장 높습니다. MZ 세대는 웰니스를 단순한 건강 관리가 아니라 자기 표현(Self-expression) 과 감정 관리(Emotional Management) 의 수단으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필수적인 건강 제품보다 스킨케어, 마사지기, 명상 앱, 건강 트래커 등 자신의 기분과 라이프 스타일을 드러낼 수 있는 선택적 웰니스 상품에 더 많은 비용을 지출합니다. 즉, 건강을 관리하는 행위 자체가 곧 나를 표현하는 소비 행위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죠.
이러한 ‘셀프 브랜딩형 웰니스 소비’는 한국 시장에서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은 단순히 제품을 구매하는 것을 넘어, 자신만의 루틴을 공유하고 공감하는 ‘커뮤니티형 웰니스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웰니스의 확장성
웰니스는 단순한 소비 트렌드가 아니라 ‘라이프 스타일 플랫폼’으로 확장되는 시장입니다. 과거의 헬스케어가 질병예방 중심이었다면, 현재의 웰니스는 정체성과 커뮤니티 중심의 소비 문화로 전환되었습니다. 이는 소비자 행동의 플랫폼 전환기로 F&B, 패션, 테크 등 다른 카테고리까지 파급되는 확장성 있는 투자 섹터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합니다.
이미지로 소비되는 웰니스 : 브랜드는 ‘감성적 정체성’을 판다
SNS를 스크롤 하다 보면 미라클 모닝, 러닝, 요가, 말차 라떼, 저속 노화, 도파민 디톡스, 갓생 루틴, 모닝 레이브 등의 키워드를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는데요. 요즘 사람들은 자기 관리에 참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건강한 삶, 관리하는 나라는 이미지는 ‘쿨한 것’으로 소비됩니다. 즉, 건강함은 물리적 상태가 아니라 보여지는 이미지이자 소비 가능한 자본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브랜드들은 이제 컬쳐에 녹아 있는 ‘정체성’을 팝니다.
Vogue UK에 따르면, Gen Z의 약 70%는 “제품보다 브랜드가 가진 ‘라이프 스타일 메시지’에 끌린다”고 답했습니다. 이들이 웰니스를 소비하는 방식은 근본적으로 ‘감정의 상품화’에 가까운 것 같습니다. 소비자는 제품을 구매함으로써 ‘관리하는 건강한 나’라는 서사를 얻으며, 브랜드는 자기 관리라는 문화 자본을 제공하는 셈입니다.
따라서 시장의 크기보다 더 중요한 것은 브랜드가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정체성을 얼마나 빠르게 구축하느냐입니다. 아래의 사례들은 단순히 ‘제품’을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웰니스 감성’과 ‘커뮤니티 경험’을 결합해 브랜드를 하나의 컬처 플랫폼으로 확장했으며, 이를 통해 CAC을 낮추고 LTV를 극대화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었습니다.
• 온러닝 on running
스위스 퍼포먼스 러닝화 브랜드였던 온러닝은 원래는 기능성과 기술력을 앞세운 브랜드였지만 코로나 이후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도시형 러닝 열풍이 확산되면서 헬시한 자기관리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한국 시장에서는 (자체 Cloud Tec 기술력 같은 요소들보다도) ‘유럽 러너들 사이의 하입’이라는 이미지로 하나로 소비가 확산되었습니다. 이후 폭발적 인기에 힘입어 한국 법인 ‘온 코리아’를 설립했으며 2024년 2분기 아시아 태평양 시장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4% 급등했습니다. 제품을 넘어 러닝 컬처라는 정체성을 판매한 성공적인 사례입니다.


• 모닝 레이브
‘모닝 레이브(Morning Rave)’는 밤의 파티 문화를 낮으로 옮겨 새로운 웰니스 컬처입니다. 오전 7시 전후부터 시작해 술 대신 커피와 함께 춤추거나 러닝 후 건강 음료를 즐기며 아침의 에너지를 나누는 문화로, 건강과 사교를 결합한 커뮤니티 기반의 ‘소셜 웰니스(Social Wellness)’의 형태로 자리 잡았습니다. LA의 AM RADIO, 퀸즐랜드의 Caffeine Club, 서울의 서울모닝커피클럽(SMCC) 등 전 세계 주요 도시에서 확산되고 있습니다.
브랜드들은 이 흐름을 단순한 유행이 아닌 ‘체험형 웰니스 컬처’로 읽고 있는 듯합니다. 디아도라, 프룻오브더룸, 오틀리 등은 SMCC와의 협엽을 통해 모닝 레이브 현장에서 러닝·커피·음악을 결합한 참여형 이벤트를 선보이며, 웰니스와 감각적 경험을 연결해 소비자와 관계를 만드는 새로운 컬쳐 플랫폼으로 활용했습니다.


• 로드 Rhode
틱톡에서만 누적 조회수 1,500억 회 이상을 기록한 #clean girl 트렌드는 피부 본연의 투명한 윤기로 “건강한 나”를 표현하는 방식으로, 이 바이럴의 중심에는 헤일리 비버가 설립한 뷰티 브랜드 ‘로드(Rhode)’가 있습니다. Rhode 는 ‘Clean girl’ 감성을 브랜드 정체성으로 삼아, 단순히 제품이 아니라 Gen Z가 따라하고 싶은 #that girl의 라이프 스타일을 판매했습니다. 이는 웰니스 감성을 브랜드 자산으로 전환한 성공적인 브랜딩의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초기 스타트업이라면 브랜드가 감정적 연결을 통해 리텐션 구조를 내재화할 수 있는가가 핵심이라 할 수 있겠네요.)
이 트렌드는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확산되어 Rhode는 불과 10개 품목만으로 매출 2억 1,200만 달러(한화 약 2,915억 원)를 달성하며 1년 새 고객 기반을 2배로 확대하는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이러한 성장세를 바탕으로 2025년 5월 Rhode 는 미국의 e.l.f. Beauty에 약 10억 달러(한화 약 1조 3,750억 원)에 매각되었는데, 이번 인수는 엘프 뷰티 역사상 최대 규모의 거래라고 합니다.



이미지에서 루틴으로 : 지속 가능한 웰니스로의 전환
그런데, 이러면 정말 건강해질까요? 어느 순간부터 SNS 피드를 스크롤 하다보면 피로감이 느껴집니다. 한때 ‘건강의 상징’으로 여겨지던 이미지들은 이제 건강을 performance 하는 행위가 된 것 같습니다. 진짜 건강함이 아닌 ‘건강해 보이는’ 미학이 과도하게 소비되면서, 결국 그 이미지의 반복은 심리적 피로와 자기 비교의 압박감을 낳았습니다.
앞서 언급한 틱톡의 ‘#ThatGirl’ 루틴형 자기계발 콘텐츠는 174억 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지만, MDPI에 게재된 “Best Version of Yourself? TikToxic Effects of That-Girl Videos” 연구에 따르면 이러한 트렌드는 오히려 자기 효능감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합니다. 완벽한 삶의 반복적 노출이 비현실적 기준을 내재화하게 만들고, 이에 도달하지 못한 개인은 스스로에 대한 불만족과 무력감을 느끼게 됩니다. 건강을 상징하던 웰니스 이미지가 오히려 비교에서 비롯된 심리적 불안과 피로를 유발하는 역설로 이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이제 시장의 니즈는 ‘있는 그대로의, 불완전하지만 나다운 건강함’입니다. 완벽한 이미지를 모방하기보다는 자신만의 리듬과 감정에 맞춘 지속 가능한 루틴을 찾는 흐름이 강해졌죠. NIQ의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소비자의 약 63%가 과거 5년 전보다 수면의 질 및 정신건강 관리를 더 우선시하고 있습니다. 또한 Attest의 조사에서는 Gen Z의 약 67%가 “지속 가능성(sustainability)”을 중요한 가치로 꼽았으며, 이는 웰니스와 셀프케어 맥락에서도 유의미한 신호로 해석됩니다.
루틴화와 내면 회복을 파는 B2C SaaS 형태의 웰니스?
이러한 변화는 자연스럽게 웰니스의 초점을 ‘외적인 건강’에서 ‘내면의 회복’으로 확장시키고 있습니다. 이는 웰니스 브랜드들에게도 전략적 전환점을 제시합니다. 이제는 트렌드로 소비되는 이미지보다는 불완전함과 수용의 가치, 즉 지속 가능한 루틴과 개인화된 데이터에 더 집중해야 합니다.
따라서 차세대 웰니스 시장은 “Habit as a Service(HaaS)” 모델에 주목해야 합니다. 데이터 기반 루틴 코칭, 감정 트래킹, 개인화된 피드백 서비스 등 B2C SaaS 형태의 모델로 발전할 여지가 크다고 보입니다.
웰니스의 다음 장 : mental health & mindfulness
개인적으로 흥미로웠던 점은, 빠르게 성장하는 웰니스 시장 안에도 여전히 아직 충족되지 않은 니즈가 존재한다는 점입니다. 서두에서 언급한 McKinsey의 보고서에 따르면, 특히 mental health & mindfulness 영역을 웰니스 카테고리 중 가장 미충족된 분야 중 하나로 꼽혔습니다. 미국 내 MZ 세대 응답자의 42%가 mindfulness를 삶의 ‘매우 높은 우선순위’로 인식한다고 답한 반면, 기성 세대에서는 이 비율이 29%에 불과했습니다. 실제로 미국 Z세대의 40%가 “거의 항상 스트레스를 느낀다”고 응답했으며 자신에게 맞는 솔루션을 찾기 어렵다고 느끼는 비율이 높았습니다. 이는 젊은 세대일수록 정신적 웰빙과 장기적 건강유지에 대한 수요가 높지만, 이에 상응하는 솔루션의 공급은 부족하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기존의 정신건강 서비스는 젊은 세대가 겪는 스트레스·번아웃·정체성 관리의 니즈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 흐름은 투자 트렌드에서도 확인됩니다. PitchBook에 따르면 글로벌 정신건강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규모는 2021년을 기점으로 급격히 확대되었으며, CB Insights 역시 ‘Mental & Emotional Wellness’ 부문을 VC가 빠르게 관심을 높이고 있는 주요 분야로 꼽았습니다. 높은 관심도 대비 시장 침투율이 낮고, 아직 강력한 수익 모델이나 인프라가 고착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주요 플레이어가 명확히 자리 잡지 않은 만큼 새로운 솔루션과 브랜드가 진입할 여지가 큰 블루 오션 영역으로 볼 수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미국의 Calm(명상·수면 관리 앱)과 Headspace(마음챙김 기반 콘텐츠 플랫폼)는 팬데믹 이후 폭발적으로 성장하며 글로벌 사용자 수 1억 명을 넘어섰습니다. 또한 영국의 MindLabs는 ‘스트리밍 피트니스’ 모델을 차용해 멘탈 트레이닝을 실시간 세션 형태로 제공하며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업들은 단순한 건강 관리 앱을 넘어, ‘정신적 웰빙 × 루틴 × 커뮤니티’를 결합한 형태의 서비스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이는 정신적 웰니스가 더 이상 보조적 영역이 아니라, 다음 세대 웰니스 산업의 핵심 축으로 부상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From Therapy to Tech : 웰니스 산업의 진화 주체들
1. Emotional Data Platform : 마인드 카페(Mind Café)
국내 디지털 멘탈 헬스 시장을 대표하는 스타트업 아토머스(Atommerce)는 ‘마인드 카페(Mind Café)’ 앱을 운영하며, 개인 심리 상담과 기업용 EAP(Employee Assistance Program) 서비스를 함께 제공하고 있습니다. 개인 사용자는 앱을 통해 24시간 심리 상담(채팅·전화·영상·대면)을 이용할 수 있고, 기업 고객은 직원 대상의 맞춤형 상담·코칭·워크숍 패키지를 계약 단위로 도입할 수 있습니다.
마인드 카페는 코로나 이후 급격히 성장하며 2022년 기준 앱 누적 사용자 100만 명, EAP 제휴 기업 100곳 이상, 임직원 커버리지 20만 명 수준까지 도달했는데요. 2023년에는 삼성벤처투자와 롯데헬스케어로부터 60억 원의 전략투자를 유치하며 시장 선두 지위를 공고히 했습니다. 2022년 2월의 이전 시리즈 B 라운드에서도 약 1,670만 달러를 확보해 서비스 확장 및 아시아 진출을 준비 중입니다.
마인드 카페의 강점은 B2B·B2C 듀얼 구조와 높은 리텐션입니다. 개인 상담에서 수집된 비식별화 감정 데이터를 기반으로 기업용 프로그램을 정교화하며, 이를 통해 상담 네트워크·데이터·브랜드 신뢰라는 세 가지 해자를 동시에 쌓고 있습니다. 다만, 국내 의료 광고 규제나 보험 연계 미비 등은 단기적 리스크로 지적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처럼 정신건강 낙인이 강한 시장에서 “루틴형 상담”을 일상화한 브랜드로서, 동아시아형 멘탈 헬스 플랫폼 모델의 실증 사례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2. B2B2C Infrastructure Model : 인텔렉트(Intellect)
싱가포르의 Intellect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멘탈 헬스 스타트업으로, ‘아시아판 Calm + BetterHelp’로 불립니다. 서비스 구조는 크게 두 축으로, 개인 대상의 CBT(인지행동치료) 기반 셀프 루틴 앱과 기업·보험사를 대상으로 한 EAP 플랫폼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사용자는 명상·저널링·루틴형 자가치료 프로그램을 앱에서 진행하고, 필요시 인증된 심리 상담사·코치·정신과 전문의와 연결됩니다.
Intellect는 런칭 2년 만에 이용자는 300만 명을 넘었고, 20개국 이상에서 다국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푸드판다(Foodpanda), 싱텔(Singtel), 슈로더스(Schroders) 등 다국적 대기업이 고객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2023년에는 아시아 최대 병원그룹 IHH Healthcare와 전략적 제휴 및 투자 계약을 체결해 의료·보험 연계를 강화했습니다. 2022년 초 HOF Capital 주도로 1,000만 달러 시리즈 A를 마감한 뒤, 같은 해 7월 Tiger Global이 주도한 확장 라운드에서 1,000만 달러를 추가로 확보했습니다.
인텔렉트의 가장 큰 경쟁력은 규제·언어·보험 장벽을 통합 관리하는 인프라 모델에 있습니다. 즉, 단순 앱이 아니라 ‘B2B2C 헬스케어 파이프라인’을 구축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IHH Healthcare와의 협업은 보험·의료기관 진입 비용을 크게 줄이며 CAC를 낮췄고, 덕분에 인텔렉트는 아시아 시장에서 병원·기업·소비자 모두를 아우르는 멀티 채널 플랫폼으로 진화 중입니다.

3. Prescription DTx Pioneer : 웰트(WELT)
웰트(WELT)는 한국을 대표하는 디지털 치료제(DTx) 개발 스타트업으로, 행동치료(CBT-I) 기반의 불면증 디지털치료제 ‘WELT-i’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제품은 의사 처방을 통해 사용되는 처방형 앱 기반 치료 프로그램으로, 6~8주간 수면 패턴을 기록하고, 행동 수정 과제를 수행하는 방식입니다. WELT가 보여주는 방향성인 ‘Rx 기반 루틴 테라피’가 특히 의미 있는데요. 소비자용 수면 앱이 아닌 의료용 처방 모델을 통해 단기 B2C 변동성 대신 장기 계약형 B2B2C 수익구조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차세대 DTx 투자 사례로 주목됩니다.
2023년 4월, WELT-i는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국내 두 번째 DTx 허가를 획득했으며, 유통은 제약사 한독이 담당합니다. 이후 2024년에는 약 1,900만 유로(한화 270억 원) 규모의 시리즈 C 투자를 유치했으며 기존 전략투자자인 한독과 해외 기관투자자들이 참여했습니다.
WELT의 강점은 임상·규제 장벽을 선점한 first mover advantage 입니다. 멘탈 헬스와 수면장애의 경계를 아우르는 처방형 디지털 치료제는 일반 D2C 앱보다 진입장벽이 훨씬 높습니다. 규제 승인 자체가 기술적 신뢰성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급여화(보험 적용) 여부와 리얼월드데이터(RWD) 축적 속도가 향후 사업 확장 속도를 결정할 관건입니다.

4. Wearable Data Ecosystem : 오우라(OURA)
핀란드에서 출발한 Oura Ring은 현재 전 세계 수면·바이오 웨어러블 시장의 대표 브랜드입니다. 손가락에 착용하는 스마트 링 형태의 디바이스로, HRV, 체온, 산소포화도, 수면 단계 등을 정밀하게 측정해 사용자에게 맞춤형 회복·수면·스트레스 인사이트를 제공합니다. Oura Ring의 기술적 우위는 손목이 아닌 손가락에서 생체 신호를 측정한다는 점입니다. 이 덕분에 수면과 스트레스 데이터의 정확도가 월등하며, 현재는 여성 생리주기·피로도 예측·예방의학적 분석까지 확장되고 있습니다.
Oura는 하드웨어 판매와 앱 구독을 병행하는 구조를 취합니다. 2024년 기준 매출은 5억 달러를 넘어섰고 누적 판매량은 550만 개 이상이며, 2025년에는 매출 10억 달러 돌파가 예상된다고 합니다. 2025년 10월에는 Fidelity 등이 참여한 9억 달러 신규 투자 라운드를 마감하며, 기업 가치는 약 110억 달러로 평가되었습니다.
Oura는 단순 웨어러블을 넘어 ‘예측형 건강(Preventive Health)’ 플랫폼으로 진화 중입니다. 하드웨어 판매를 통한 캐시플로우와 함께, 앱 구독·데이터 API·보험 연계 서비스 등으로 고마진 구조를 확립하고 있습니다. 물론 애플·삼성·울트라휴먼 등과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지만, Oura는 하드웨어와 데이터 구독이라는 구조적 차별화를 통해 차세대 헬스케어 OS로의 확장성을 입증하고 있습니다.

Next Wave? : B2C ‘정체성 루틴’으로의 전환 과제
위 사례들은 웰니스 시장의 B2B/임상/규제 영역이 빠르게 성숙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디지털 치료제(DTx)나 기업용 EAP(마인드 카페, 인텔렉트)처럼 높은 효능과 안정성을 확보한 솔루션들이 대중화의 B2C) 단계로 넘어가기 위해서는 핵심 과제가 남아있습니다. 바로 정신 건강에 대한 낙인(Stigma) 문제 해결과 지속적인 리텐션 확보입니다.
낙인 문제 해결 : 현재의 많은 멘탈 헬스 솔루션은 MZ 세대가 원하는 자기 관리(Self-Care)가 아닌 치료(Treatment) 영역으로 포지셔닝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앞서 살펴보았듯, 마인드풀니스는 심리 치료가 아니라 ‘정체성 있는 라이프 스타일 콘텐츠’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Z 세대가 치료를 받는 행위가 아닌, 자기 표현의 루틴으로 소비할 수 있게 만드는 브랜딩 및 콘텐츠화가 핵심 전략 포인트입니다.
리텐션 확보 : 단순히 상담을 연결하는 1차원적인 앱을 넘어, AI가 감정을 측정하고, 바이오가 루틴을 처방하는 데이터 기반의 개인화된 리추얼(Ritual)을 제공해야 합니다.
B2B에서 B2C로의 전환 과제 : 현재의 DTx, EAP, 웨어러블 데이터 플랫폼이 B2B 파이프 라인을 통해 초기 성장을 했다면, 향후에는 정체성 콘텐츠화를 통해 Z세대를 저격하는 ‘라이프 케어형 B2C 앱’으로 확대하여 장기적인 구독 리텐션을 확보할 수 있는 모델에 투자해야 합니다.
웰니스 투자의 다음 웨이브는 기존 B2B 중심의 솔루션을 B2C 라이프 스타일 콘텐츠로 재해석하는 능력에 달려있지 않을까, 조심스레 추측해봅니다.
헬시 라이프의 시대
‘웰니스(Wellness)’는 단순한 신체·정신·감정의 균형을 추구하는 삶의 태도를 의미합니다. 과거의 ‘건강 관리’가 질병 예방이나 체중 조절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면, 이제 웰니스는 내면의 안정과 자기 표현을 포괄하는 라이프 스타일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최근 McKinsey & Company가 발표한 The Future of Wellness 2025에 따르면 글로벌 웰니스 시장은 현재 약 2조 달러(한화 약 2,700조원) 규모에 달하며, 미국 시장에서만 연간 약 5,000억 달러 이상이 소비되고 있습니다. 웰니스 산업은 경기 사이클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적게 받으며, 매년 4~5%의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이는 비탄력적 시장으로 평가되는데요.
특히 이러한 성장의 중심에는 MZ 세대가 있습니다. 미국 전체 인구의 약 36%에 불과하지만 웰니스 소비 비중은 41%로 가장 높습니다. MZ 세대는 웰니스를 단순한 건강 관리가 아니라 자기 표현(Self-expression) 과 감정 관리(Emotional Management) 의 수단으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필수적인 건강 제품보다 스킨케어, 마사지기, 명상 앱, 건강 트래커 등 자신의 기분과 라이프 스타일을 드러낼 수 있는 선택적 웰니스 상품에 더 많은 비용을 지출합니다. 즉, 건강을 관리하는 행위 자체가 곧 나를 표현하는 소비 행위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죠.
이러한 ‘셀프 브랜딩형 웰니스 소비’는 한국 시장에서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은 단순히 제품을 구매하는 것을 넘어, 자신만의 루틴을 공유하고 공감하는 ‘커뮤니티형 웰니스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웰니스의 확장성
웰니스는 단순한 소비 트렌드가 아니라 ‘라이프 스타일 플랫폼’으로 확장되는 시장입니다. 과거의 헬스케어가 질병예방 중심이었다면, 현재의 웰니스는 정체성과 커뮤니티 중심의 소비 문화로 전환되었습니다. 이는 소비자 행동의 플랫폼 전환기로 F&B, 패션, 테크 등 다른 카테고리까지 파급되는 확장성 있는 투자 섹터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합니다.
이미지로 소비되는 웰니스 : 브랜드는 ‘감성적 정체성’을 판다
SNS를 스크롤 하다 보면 미라클 모닝, 러닝, 요가, 말차 라떼, 저속 노화, 도파민 디톡스, 갓생 루틴, 모닝 레이브 등의 키워드를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는데요. 요즘 사람들은 자기 관리에 참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건강한 삶, 관리하는 나라는 이미지는 ‘쿨한 것’으로 소비됩니다. 즉, 건강함은 물리적 상태가 아니라 보여지는 이미지이자 소비 가능한 자본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브랜드들은 이제 컬쳐에 녹아 있는 ‘정체성’을 팝니다.
Vogue UK에 따르면, Gen Z의 약 70%는 “제품보다 브랜드가 가진 ‘라이프 스타일 메시지’에 끌린다”고 답했습니다. 이들이 웰니스를 소비하는 방식은 근본적으로 ‘감정의 상품화’에 가까운 것 같습니다. 소비자는 제품을 구매함으로써 ‘관리하는 건강한 나’라는 서사를 얻으며, 브랜드는 자기 관리라는 문화 자본을 제공하는 셈입니다.
따라서 시장의 크기보다 더 중요한 것은 브랜드가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정체성을 얼마나 빠르게 구축하느냐입니다. 아래의 사례들은 단순히 ‘제품’을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웰니스 감성’과 ‘커뮤니티 경험’을 결합해 브랜드를 하나의 컬처 플랫폼으로 확장했으며, 이를 통해 CAC을 낮추고 LTV를 극대화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었습니다.
• 온러닝 on running
스위스 퍼포먼스 러닝화 브랜드였던 온러닝은 원래는 기능성과 기술력을 앞세운 브랜드였지만 코로나 이후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도시형 러닝 열풍이 확산되면서 헬시한 자기관리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한국 시장에서는 (자체 Cloud Tec 기술력 같은 요소들보다도) ‘유럽 러너들 사이의 하입’이라는 이미지로 하나로 소비가 확산되었습니다. 이후 폭발적 인기에 힘입어 한국 법인 ‘온 코리아’를 설립했으며 2024년 2분기 아시아 태평양 시장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4% 급등했습니다. 제품을 넘어 러닝 컬처라는 정체성을 판매한 성공적인 사례입니다.
• 모닝 레이브
‘모닝 레이브(Morning Rave)’는 밤의 파티 문화를 낮으로 옮겨 새로운 웰니스 컬처입니다. 오전 7시 전후부터 시작해 술 대신 커피와 함께 춤추거나 러닝 후 건강 음료를 즐기며 아침의 에너지를 나누는 문화로, 건강과 사교를 결합한 커뮤니티 기반의 ‘소셜 웰니스(Social Wellness)’의 형태로 자리 잡았습니다. LA의 AM RADIO, 퀸즐랜드의 Caffeine Club, 서울의 서울모닝커피클럽(SMCC) 등 전 세계 주요 도시에서 확산되고 있습니다.
브랜드들은 이 흐름을 단순한 유행이 아닌 ‘체험형 웰니스 컬처’로 읽고 있는 듯합니다. 디아도라, 프룻오브더룸, 오틀리 등은 SMCC와의 협엽을 통해 모닝 레이브 현장에서 러닝·커피·음악을 결합한 참여형 이벤트를 선보이며, 웰니스와 감각적 경험을 연결해 소비자와 관계를 만드는 새로운 컬쳐 플랫폼으로 활용했습니다.
• 로드 Rhode
틱톡에서만 누적 조회수 1,500억 회 이상을 기록한 #clean girl 트렌드는 피부 본연의 투명한 윤기로 “건강한 나”를 표현하는 방식으로, 이 바이럴의 중심에는 헤일리 비버가 설립한 뷰티 브랜드 ‘로드(Rhode)’가 있습니다. Rhode 는 ‘Clean girl’ 감성을 브랜드 정체성으로 삼아, 단순히 제품이 아니라 Gen Z가 따라하고 싶은 #that girl의 라이프 스타일을 판매했습니다. 이는 웰니스 감성을 브랜드 자산으로 전환한 성공적인 브랜딩의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초기 스타트업이라면 브랜드가 감정적 연결을 통해 리텐션 구조를 내재화할 수 있는가가 핵심이라 할 수 있겠네요.)
이 트렌드는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확산되어 Rhode는 불과 10개 품목만으로 매출 2억 1,200만 달러(한화 약 2,915억 원)를 달성하며 1년 새 고객 기반을 2배로 확대하는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이러한 성장세를 바탕으로 2025년 5월 Rhode 는 미국의 e.l.f. Beauty에 약 10억 달러(한화 약 1조 3,750억 원)에 매각되었는데, 이번 인수는 엘프 뷰티 역사상 최대 규모의 거래라고 합니다.
이미지에서 루틴으로 : 지속 가능한 웰니스로의 전환
그런데, 이러면 정말 건강해질까요? 어느 순간부터 SNS 피드를 스크롤 하다보면 피로감이 느껴집니다. 한때 ‘건강의 상징’으로 여겨지던 이미지들은 이제 건강을 performance 하는 행위가 된 것 같습니다. 진짜 건강함이 아닌 ‘건강해 보이는’ 미학이 과도하게 소비되면서, 결국 그 이미지의 반복은 심리적 피로와 자기 비교의 압박감을 낳았습니다.
앞서 언급한 틱톡의 ‘#ThatGirl’ 루틴형 자기계발 콘텐츠는 174억 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지만, MDPI에 게재된 “Best Version of Yourself? TikToxic Effects of That-Girl Videos” 연구에 따르면 이러한 트렌드는 오히려 자기 효능감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합니다. 완벽한 삶의 반복적 노출이 비현실적 기준을 내재화하게 만들고, 이에 도달하지 못한 개인은 스스로에 대한 불만족과 무력감을 느끼게 됩니다. 건강을 상징하던 웰니스 이미지가 오히려 비교에서 비롯된 심리적 불안과 피로를 유발하는 역설로 이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이제 시장의 니즈는 ‘있는 그대로의, 불완전하지만 나다운 건강함’입니다. 완벽한 이미지를 모방하기보다는 자신만의 리듬과 감정에 맞춘 지속 가능한 루틴을 찾는 흐름이 강해졌죠. NIQ의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소비자의 약 63%가 과거 5년 전보다 수면의 질 및 정신건강 관리를 더 우선시하고 있습니다. 또한 Attest의 조사에서는 Gen Z의 약 67%가 “지속 가능성(sustainability)”을 중요한 가치로 꼽았으며, 이는 웰니스와 셀프케어 맥락에서도 유의미한 신호로 해석됩니다.
루틴화와 내면 회복을 파는 B2C SaaS 형태의 웰니스?
이러한 변화는 자연스럽게 웰니스의 초점을 ‘외적인 건강’에서 ‘내면의 회복’으로 확장시키고 있습니다. 이는 웰니스 브랜드들에게도 전략적 전환점을 제시합니다. 이제는 트렌드로 소비되는 이미지보다는 불완전함과 수용의 가치, 즉 지속 가능한 루틴과 개인화된 데이터에 더 집중해야 합니다.
따라서 차세대 웰니스 시장은 “Habit as a Service(HaaS)” 모델에 주목해야 합니다. 데이터 기반 루틴 코칭, 감정 트래킹, 개인화된 피드백 서비스 등 B2C SaaS 형태의 모델로 발전할 여지가 크다고 보입니다.
웰니스의 다음 장 : mental health & mindfulness
개인적으로 흥미로웠던 점은, 빠르게 성장하는 웰니스 시장 안에도 여전히 아직 충족되지 않은 니즈가 존재한다는 점입니다. 서두에서 언급한 McKinsey의 보고서에 따르면, 특히 mental health & mindfulness 영역을 웰니스 카테고리 중 가장 미충족된 분야 중 하나로 꼽혔습니다. 미국 내 MZ 세대 응답자의 42%가 mindfulness를 삶의 ‘매우 높은 우선순위’로 인식한다고 답한 반면, 기성 세대에서는 이 비율이 29%에 불과했습니다. 실제로 미국 Z세대의 40%가 “거의 항상 스트레스를 느낀다”고 응답했으며 자신에게 맞는 솔루션을 찾기 어렵다고 느끼는 비율이 높았습니다. 이는 젊은 세대일수록 정신적 웰빙과 장기적 건강유지에 대한 수요가 높지만, 이에 상응하는 솔루션의 공급은 부족하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기존의 정신건강 서비스는 젊은 세대가 겪는 스트레스·번아웃·정체성 관리의 니즈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 흐름은 투자 트렌드에서도 확인됩니다. PitchBook에 따르면 글로벌 정신건강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규모는 2021년을 기점으로 급격히 확대되었으며, CB Insights 역시 ‘Mental & Emotional Wellness’ 부문을 VC가 빠르게 관심을 높이고 있는 주요 분야로 꼽았습니다. 높은 관심도 대비 시장 침투율이 낮고, 아직 강력한 수익 모델이나 인프라가 고착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주요 플레이어가 명확히 자리 잡지 않은 만큼 새로운 솔루션과 브랜드가 진입할 여지가 큰 블루 오션 영역으로 볼 수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미국의 Calm(명상·수면 관리 앱)과 Headspace(마음챙김 기반 콘텐츠 플랫폼)는 팬데믹 이후 폭발적으로 성장하며 글로벌 사용자 수 1억 명을 넘어섰습니다. 또한 영국의 MindLabs는 ‘스트리밍 피트니스’ 모델을 차용해 멘탈 트레이닝을 실시간 세션 형태로 제공하며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업들은 단순한 건강 관리 앱을 넘어, ‘정신적 웰빙 × 루틴 × 커뮤니티’를 결합한 형태의 서비스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이는 정신적 웰니스가 더 이상 보조적 영역이 아니라, 다음 세대 웰니스 산업의 핵심 축으로 부상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From Therapy to Tech : 웰니스 산업의 진화 주체들
1. Emotional Data Platform : 마인드 카페(Mind Café)
국내 디지털 멘탈 헬스 시장을 대표하는 스타트업 아토머스(Atommerce)는 ‘마인드 카페(Mind Café)’ 앱을 운영하며, 개인 심리 상담과 기업용 EAP(Employee Assistance Program) 서비스를 함께 제공하고 있습니다. 개인 사용자는 앱을 통해 24시간 심리 상담(채팅·전화·영상·대면)을 이용할 수 있고, 기업 고객은 직원 대상의 맞춤형 상담·코칭·워크숍 패키지를 계약 단위로 도입할 수 있습니다.
마인드 카페는 코로나 이후 급격히 성장하며 2022년 기준 앱 누적 사용자 100만 명, EAP 제휴 기업 100곳 이상, 임직원 커버리지 20만 명 수준까지 도달했는데요. 2023년에는 삼성벤처투자와 롯데헬스케어로부터 60억 원의 전략투자를 유치하며 시장 선두 지위를 공고히 했습니다. 2022년 2월의 이전 시리즈 B 라운드에서도 약 1,670만 달러를 확보해 서비스 확장 및 아시아 진출을 준비 중입니다.
마인드 카페의 강점은 B2B·B2C 듀얼 구조와 높은 리텐션입니다. 개인 상담에서 수집된 비식별화 감정 데이터를 기반으로 기업용 프로그램을 정교화하며, 이를 통해 상담 네트워크·데이터·브랜드 신뢰라는 세 가지 해자를 동시에 쌓고 있습니다. 다만, 국내 의료 광고 규제나 보험 연계 미비 등은 단기적 리스크로 지적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처럼 정신건강 낙인이 강한 시장에서 “루틴형 상담”을 일상화한 브랜드로서, 동아시아형 멘탈 헬스 플랫폼 모델의 실증 사례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2. B2B2C Infrastructure Model : 인텔렉트(Intellect)
싱가포르의 Intellect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멘탈 헬스 스타트업으로, ‘아시아판 Calm + BetterHelp’로 불립니다. 서비스 구조는 크게 두 축으로, 개인 대상의 CBT(인지행동치료) 기반 셀프 루틴 앱과 기업·보험사를 대상으로 한 EAP 플랫폼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사용자는 명상·저널링·루틴형 자가치료 프로그램을 앱에서 진행하고, 필요시 인증된 심리 상담사·코치·정신과 전문의와 연결됩니다.
Intellect는 런칭 2년 만에 이용자는 300만 명을 넘었고, 20개국 이상에서 다국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푸드판다(Foodpanda), 싱텔(Singtel), 슈로더스(Schroders) 등 다국적 대기업이 고객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2023년에는 아시아 최대 병원그룹 IHH Healthcare와 전략적 제휴 및 투자 계약을 체결해 의료·보험 연계를 강화했습니다. 2022년 초 HOF Capital 주도로 1,000만 달러 시리즈 A를 마감한 뒤, 같은 해 7월 Tiger Global이 주도한 확장 라운드에서 1,000만 달러를 추가로 확보했습니다.
인텔렉트의 가장 큰 경쟁력은 규제·언어·보험 장벽을 통합 관리하는 인프라 모델에 있습니다. 즉, 단순 앱이 아니라 ‘B2B2C 헬스케어 파이프라인’을 구축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IHH Healthcare와의 협업은 보험·의료기관 진입 비용을 크게 줄이며 CAC를 낮췄고, 덕분에 인텔렉트는 아시아 시장에서 병원·기업·소비자 모두를 아우르는 멀티 채널 플랫폼으로 진화 중입니다.
3. Prescription DTx Pioneer : 웰트(WELT)
웰트(WELT)는 한국을 대표하는 디지털 치료제(DTx) 개발 스타트업으로, 행동치료(CBT-I) 기반의 불면증 디지털치료제 ‘WELT-i’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제품은 의사 처방을 통해 사용되는 처방형 앱 기반 치료 프로그램으로, 6~8주간 수면 패턴을 기록하고, 행동 수정 과제를 수행하는 방식입니다. WELT가 보여주는 방향성인 ‘Rx 기반 루틴 테라피’가 특히 의미 있는데요. 소비자용 수면 앱이 아닌 의료용 처방 모델을 통해 단기 B2C 변동성 대신 장기 계약형 B2B2C 수익구조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차세대 DTx 투자 사례로 주목됩니다.
2023년 4월, WELT-i는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국내 두 번째 DTx 허가를 획득했으며, 유통은 제약사 한독이 담당합니다. 이후 2024년에는 약 1,900만 유로(한화 270억 원) 규모의 시리즈 C 투자를 유치했으며 기존 전략투자자인 한독과 해외 기관투자자들이 참여했습니다.
WELT의 강점은 임상·규제 장벽을 선점한 first mover advantage 입니다. 멘탈 헬스와 수면장애의 경계를 아우르는 처방형 디지털 치료제는 일반 D2C 앱보다 진입장벽이 훨씬 높습니다. 규제 승인 자체가 기술적 신뢰성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급여화(보험 적용) 여부와 리얼월드데이터(RWD) 축적 속도가 향후 사업 확장 속도를 결정할 관건입니다.

4. Wearable Data Ecosystem : 오우라(OURA)
핀란드에서 출발한 Oura Ring은 현재 전 세계 수면·바이오 웨어러블 시장의 대표 브랜드입니다. 손가락에 착용하는 스마트 링 형태의 디바이스로, HRV, 체온, 산소포화도, 수면 단계 등을 정밀하게 측정해 사용자에게 맞춤형 회복·수면·스트레스 인사이트를 제공합니다. Oura Ring의 기술적 우위는 손목이 아닌 손가락에서 생체 신호를 측정한다는 점입니다. 이 덕분에 수면과 스트레스 데이터의 정확도가 월등하며, 현재는 여성 생리주기·피로도 예측·예방의학적 분석까지 확장되고 있습니다.
Oura는 하드웨어 판매와 앱 구독을 병행하는 구조를 취합니다. 2024년 기준 매출은 5억 달러를 넘어섰고 누적 판매량은 550만 개 이상이며, 2025년에는 매출 10억 달러 돌파가 예상된다고 합니다. 2025년 10월에는 Fidelity 등이 참여한 9억 달러 신규 투자 라운드를 마감하며, 기업 가치는 약 110억 달러로 평가되었습니다.
Oura는 단순 웨어러블을 넘어 ‘예측형 건강(Preventive Health)’ 플랫폼으로 진화 중입니다. 하드웨어 판매를 통한 캐시플로우와 함께, 앱 구독·데이터 API·보험 연계 서비스 등으로 고마진 구조를 확립하고 있습니다. 물론 애플·삼성·울트라휴먼 등과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지만, Oura는 하드웨어와 데이터 구독이라는 구조적 차별화를 통해 차세대 헬스케어 OS로의 확장성을 입증하고 있습니다.
Next Wave? : B2C ‘정체성 루틴’으로의 전환 과제
위 사례들은 웰니스 시장의 B2B/임상/규제 영역이 빠르게 성숙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디지털 치료제(DTx)나 기업용 EAP(마인드 카페, 인텔렉트)처럼 높은 효능과 안정성을 확보한 솔루션들이 대중화의 B2C) 단계로 넘어가기 위해서는 핵심 과제가 남아있습니다. 바로 정신 건강에 대한 낙인(Stigma) 문제 해결과 지속적인 리텐션 확보입니다.
낙인 문제 해결 : 현재의 많은 멘탈 헬스 솔루션은 MZ 세대가 원하는 자기 관리(Self-Care)가 아닌 치료(Treatment) 영역으로 포지셔닝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앞서 살펴보았듯, 마인드풀니스는 심리 치료가 아니라 ‘정체성 있는 라이프 스타일 콘텐츠’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Z 세대가 치료를 받는 행위가 아닌, 자기 표현의 루틴으로 소비할 수 있게 만드는 브랜딩 및 콘텐츠화가 핵심 전략 포인트입니다.
리텐션 확보 : 단순히 상담을 연결하는 1차원적인 앱을 넘어, AI가 감정을 측정하고, 바이오가 루틴을 처방하는 데이터 기반의 개인화된 리추얼(Ritual)을 제공해야 합니다.
B2B에서 B2C로의 전환 과제 : 현재의 DTx, EAP, 웨어러블 데이터 플랫폼이 B2B 파이프 라인을 통해 초기 성장을 했다면, 향후에는 정체성 콘텐츠화를 통해 Z세대를 저격하는 ‘라이프 케어형 B2C 앱’으로 확대하여 장기적인 구독 리텐션을 확보할 수 있는 모델에 투자해야 합니다.
웰니스 투자의 다음 웨이브는 기존 B2B 중심의 솔루션을 B2C 라이프 스타일 콘텐츠로 재해석하는 능력에 달려있지 않을까, 조심스레 추측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