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벤처기업에 투자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보신 적 있으신가요? 내가 투자한 기업이 점점 성장하여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유니콘 기업이 되고, 10배, 100배의 기업가치를 인정받는다면 어떨까요?
벤처투자 시장은 오랜 기간 동안 사모 투자의 영역이었습니다. 불확실한 정보, 높은 위험성, 그리고 복잡한 투자 절차는 일반인에게 높은 장벽이었습니다. 지난 10여년 간 우리나라 벤처투자 업계에서 수많은 유니콘 기업이 탄생했지만, 기관투자자가 아닌 일반 투자자는 벤처 기업의 성장에 대한 수익을 거의 나눠가질 수 없었습니다.
개인으로서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것에 관심이 있었던 분이라면 주목해 볼 만한 소식이 있습니다. 바로 공모 벤처 펀드를 만들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이 지난 8월 27일 국회를 통과한 것인데요, 이 법안이 만들어진 이유는 무엇이고, 앞으로 VC 업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함께 알아봅시다.


국내 유니콘 기업 현황, 출처: https://www.mt.co.kr/future/2025/03/24/2025032319135437889
1. 개인으로 스타트업에 투자하기
현재 우리나라에서 개인이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방법은 크게 직접투자와 간접투자로 나눌 수 있습니다. 직접투자는 주식을 직접 취득하는 방식, 간접 투자는 펀드를 통해 투자하는 방식을 의미합니다.
1.1 증권형 크라우드 펀딩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은 공모 직접투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2016년 도입된 제도로, 스타트업이 직접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주식 또는 채권을 통해 자금을 모집하는 방식입니다. 불특정 다수인 민간인이 대상인 만큼, 개인별 연간 총 1,000만원의 투자 한도를 비롯해 자본시장법에 따른 규제를 적용받습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2024년 기준으로 국내 증권형 크라우드펀딩 시장의 누적 자금조달 금액은 2016년부터 약 2,300억원에 달합니다. 연간으로는 200~300억 수준이며, 각 기업은 평균 2.14억원의 금액을 조달했습니다.
신생, 창업기업에 대한 투자에 관심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플랫폼을 통해 손쉽게 참여할 수 있습니다. 국내 증권형 크라우드펀딩 중개 플랫폼은 크라우디, 오마이컴퍼니, 펀딩포유, 아시아크라우드펀딩 등이 있습니다. 또한 한국예탁결제원에서 운영하는 크라우드넷에서는 여러 플랫폼에서 현재 진행되고 있는 크라우드펀딩을 모아서 볼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증권형 크라우드펀딩 연간 자금조달, 출처: https://www.crowdnet.or.kr/statistics/issued_outline.jsp
1.2 직접투자: 엔젤 투자
엔젤투자는 사모 직접투자 방식입니다. 고액 자산가, 창업을 통해 성공한 연쇄 창업가 등 자본 또는 경험이 많은 개인이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형태입니다. 투자 금액에 제한은 없으며, 본인의 네트워크, 지인 소개 등을 통해 투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배우 이제훈 씨가 한 자산운용사 회장님의 소개로 마켓컬리에 2015년 엔젤투자자로 참여한 사례가 대표적입니다. 다만 이렇게 공개된 사실이나 자료가 많지 않기에, 구체적인 규모를 파악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1.3 간접투자: 펀드 출자
펀드 출자는 사모 간접투자 방식입니다. 비슷한 뜻을 가진 엔젤투자자가 모여 개인투자조합을 결성하거나, 주위에서 펀딩을 받아 개인투자조합을 결성합니다. 여러 개인이 스타트업에 투자할 경우 법률비용이나 법인등기 처리 등 번거로움이 있기 때문에 펀드를 이용해 투자하면 스타트업 입장에서도 업무량과 비용이 절감됩니다. 연간 결성액은 4,000~6,000억 사이이며 올해 상반기에는 1,761억 원 규모의 개인투자조합이 결성 되었습니다.
벤처투자조합, 신기술투자조합과 같은 형태의 일반적 VC 펀드에도 개인이 출자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개인투자조합에 출자하는 것에 비해 소득공제 혜택이 적고, 애초에 규모가 작은 개인은 잘 받아주지 않기에 일반적이지 않습니다.
Point: 공모와 사모, 무슨 차이일까요?
일반적으로 사모란 100인 이하의 조합원(일반 투자자 49인 이하), 공모란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자금을 모집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모펀드를 구성하기 위해선 하나의 조합원 당 많은 투자금액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기관 또는 고액 자산가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는 것이지요. 반대로 공모펀드는 일반 투자자로부터 자본 조달이 가능하지만, 그만큼 조합을 운용하는 데 있어 지켜야 할 규제나 정보 공개 의무가 많습니다.
2. 왜 BDC를 도입하려고 하는가
2.1 BDC란 무엇인가
공모 형식의 벤처기업 간접투자 방식은 없을까요? 오늘 이야기할 주제인 BDC가 바로 공모 형식의 간접투자입니다. 지금까지는 법적으로 불특정 다수에게 투자권유를 통해 돈을 모아 벤처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를 만드는 것이 불가능했습니다. 지난 8월 27일 국회 의결 통과로 드디어 공모 벤처펀드를 만들 수 있도록 자본시장법이 수정되어 내년 3월부터 시행될 예정입니다. 이번에 발의된 법안에서 정의된 BDC의 주요 특징을 간단히 정리해보았습니다.
BDC는 펀드 자산총액의 60% 이상을 벤처기업, 코스닥 상장사, 벤처투자조합 등에 투자해야 합니다. 유동성이 낮은 주식이기에 펀드 설정 이후 만기까지 환매가 금지됩니다. 하지만 90일 이내에 거래소에 상장해야 하기에 만약 일반 투자자가 유동화를 원한다면 거래소에서 펀드 지분을 판매할 수 있습니다. 안정성과 투자자 보호를 위해 펀드 자산의 10% 이상을 국공채, 예금 등으로 보유해야 하며, 운용사가 펀드 총액의 5%를 시딩투자하도록 하여 책임투자를 하도록 법안을 제정했습니다.
구분 | 주요 내용 |
펀드 성격 | 공모형, 환매금지형(폐쇄형), 만기 5년 이상 |
최소 모집가액 | 300억(검토 중) |
유동성 | 발행 후 90일 이내 거래소 상장 의무 |
투자 대상 | 벤처기업, 코스닥 상장기업, 벤처투자조합 등 |
벤처 투자 비율 | 펀드 자산총액의 50% 이상 (시행령안 60% 이상) |
안전 자산 보유 | 펀드 자산의 10% 이상 의무 보유 (국공채, 예금 등) |
동일 기업 투자 한도 | 주식 10%, 주식 외 증권 10% |
운용사 의무 | 책임 투자(시딩 투자) 의무 (시행령안 5% 이상, 3년 보유) |
2.2 정책자금에 대한 높은 의존도와 신규 자금 유입의 필요성
도대체 왜 정부는 BDC를 도입하려고 하는 걸까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벤처투자 생태계의 정책자금에 대한 높은 의존도 때문입니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에서 발간한 자료에 따르면, 2024년 한국 벤처펀드 결성액 중에서 정책자금 출자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23%에 달합니다. 게다가 이재명 정부는 2030년 국내 벤처투자시장 40조원 육성이라는 목표를 세운 상태입니다. 모태펀드 출자를 확대하고, 넥스트 유니콘 프로젝트와 국민성장펀드 등 대규모의 정부 자금이 유입될 예정입니다.
구분 | 2020년 | 2021년 | 2022년 | 2023년 | 2024년 | 전년대비(%) |
정책금융 | 금액 | 25,947 | 34,045 | 31,951 | 21,770 | 24,226 | +11.3% |
비중 | 26.0% | 19.1% | 18.1% | 16.7% | 23.0% | - |
민간부문 | 금액 | 73,912 | 144,436 | 144,450 | 108,558 | 81,324 | △25.1% |
비중 | 74.0% | 80.9% | 81.9% | 83.3% | 77.0% | - |
합계 | 99,859 | 178,481 | 176,401 | 130,328 | 105,550 | △19.0% |
한국 벤처펀드 출자자 비중, 출처: 한국 VC협회 “2024년 전체 벤처투자 보도자료” (단위: 억 원)
정책자금의 비중이 높으면 왜 문제일까요? 단기적으로는 정책 출자자와 민간 출자자의 자금 조달 비대칭이 심화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모태펀드가 400억을 출자하면서 펀드 최소 결성금액을 1,000억으로 제시한다면, 나머지 600억은 VC가 민간 출자자로부터 자금을 끌어와야 합니다. 정책자금 공급은 늘었는데, 이에 맞춰 민간 자금이 늘어나지 않는다면, 운용사 입장에서는 정책자금은 받아 놓고도, 펀드 결성금액을 채우기 어려운 난감한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죠.
장기적으로는 벤처투자의 본질적 의미를 유지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정책금융기관은 안정성을 추구하고, 돈을 잃지 않을 것 같은 VC에 출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다 보면 운용사 입장에서는 과감한 투자보다는 안정적 투자를 선호할 수밖에 없습니다.
정책자금의 투입은 벤처 생태계를 키울 순 있지만, 과감한 혁신을 추구하는 벤처 생태계라는 목표를 동시에 달성해줄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정책자금에 대한 과도한 의존을 해소해 줄 민간 자금의 유입이 필요합니다. BDC 도입은 이러한 맥락에서 민간 자본의 유입을 늘려줄 수 있는 트리거입니다.
3. BDC가 넘어서야 할 어려움
3.1 정보 공개와 규제 대응 이슈
VC 특성상 백오피스 인원이 많지 않아 현실적으로 공모펀드의 평가 및 공시, IR, 준법 등의 업무를 감당하기 어렵습니다. 특히나 중소형 VC는 공모펀드를 운용할 능력이 더더욱 부족합니다. 이에 대한 대응으로 공모펀드를 운용하는 자산운용사와 Co-GP를 구성하거나 협업하는 방법도 제시되지만, 여전히 비용과 수익 분담의 문제가 있습니다.
BDC로 인한 수입과 늘어나는 인건비 중 무엇이 더 클지 비교가 필요합니다. 단순한 예시로 500억짜리 BDC를 만들었다고 했을 때, 연 2%의 관리보수율을 가정하면 VC는 연간 10억의 고정수입이 발생합니다. 기존에 드는 비용에 더해 분기별 가치평가와 공시 등을 위해 필요한 인력을 추가로 고용하고, 시스템을 만드는 데 드는 비용을 생각하면, 작은 규모로 결성했을 때 수익성이 좋아 보이지는 않습니다.
뿐만 아니라 일반 투자자로부터 도덕적 해이, 배임, 불완전판매 등에 대한 다양한 법률 이슈에 대응해야 합니다. 투자가 실패하여 펀드 수익률이 저조할 경우, 손실 발생 가능성에 대한 고지 문제나 투자에 있어서 적절한 과정을 거쳤는지, 개인적 이해관계는 없었는지 등의 문제가 더욱 사회적 이슈로 제기되어 회사가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3.2 투자 매력도와 실질적 영향력
VC나 비상장 주식의 수익은 종종 시장에 공개되지 않은 비대칭적인 정보로부터 발생합니다. 대부분의 정보를 공개해야 하는 점은 비대칭적 정보의 사용과 비밀유지, 운용의 자율성이라는 사모펀드의 장점을 포기한다는 이야기와도 같습니다. 자유로운 투자가 어려워지면, 펀드의 수익성에 대한 기댓값을 낮추는 결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유동성에 제약이 있는 펀드에 수익성마저 떨어진다면 매력은 반감됩니다.
투자자들이 실제로 얼마나 움직일지가 중요합니다. 25년 상반기 기준 펀드 시장 전체 규모는 1,235조 원, 그 중 공모펀드는 524조 원 입니다. 벤처펀드 전체 AUM이 약 60조 원 임을 고려할 때, 공모펀드 시장에서 5%인 25조 원만 벤처시장으로 가져갈 수 있더라도 꽤나 큰 변화가 만들어질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변화가 실현되기 위해서는 규제 대응 방안, 투자 매력도 확보 등에 대한 해결책이 제시되어야 합니다.

국내 펀드 순자산 총액, 출처: 금융투자협회 “2025년 상반기 펀드시장 동향”
4. 해외 사례를 통해 보는 실현 가능성
4.1 미국:BDC와 Angellist 모델
미국의 BDC는 1980년 법적 근거가 만들어졌고,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대형 금융기관에 대한 자본 규제 강화로 발생한 자금 공백을 채우며 성장하였습니다. 우리나라의 BDC 제도는 미국의 BDC 제도로부터 이름을 따 왔습니다. 그렇지만 미국의 BDC 제도는 우리나와 다릅니다. 미국의 BDC 제도는 채권투자에 집중되어 신용 등급이 낮은 중소기업에 대출을 제공하고, 여기서 발생하는 이자 수익의 대부분을 투자자에게 배당하는 고배당 수익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BDC도 벤처기업에 대한 대출도 가능하지만, 본질적으로는 벤처시장에 대한 Equity 투자가 핵심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AngelList 창업자 Naval Ravikant, 출처: https://www.globalindian.com/story/entrepreneurship/naval-ravikant-investor-entrepreneur/
미국의 BDC 모델보다 조금 더 주목하고 싶은 것은 AngelList의 방식입니다. Uber, Twitter, Yammer 등 100개 이상의 스타트업에 초기 투자한 실리콘밸리의 전설적인 엔젤 투자자 Naval Ravikant가 설립한 회사로, 2022년에는 연 30억 달러의 자본이 AngelList를 통해 스타트업에 조달되었습니다. 이들의 방식이 특별한 이유는 폐쇄적인 벤처 투자 시장을 온라인으로 끌어내고, 신디케이트 구조를 통해 일반 투자자들도 유망 스타트업에 소액 투자를 할 수 있도록 했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의 BDC와는 다르고, 오히려 크라우드펀딩에 가깝다고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크라우드펀딩과 매우 중요한 차이점은 Syndicate Lead의 존재입니다. 사람들은 투자자가 누군지를 보고 투자를 결정할 수 있습니다. Syndicate Lead가 주도하여 소규모 자본을 모으는 과정을 주도해야 하기 때문에, 리드 투자자의 명성이 펀딩에 중요한 영향을 미쳤습니다. AngelList는 2020년에는 분기별 구독을 통해 자금을 모아 블라인드펀드를 결성할 수 있는 수단인 롤링 펀드도 출시하였습니다. 이러한 모델에서 투자자의 명성은 더욱 중요합니다. 신디케이트 방식으로 유명세를 얻은 사람으로는 Paypal, LinkedIn, Discord 등에 투자한 길 펜치나, 연쇄 창업가였던 잭 코엘리우스 등이 있습니다.
Point: 신디케이트 구조
특정 엔젤 투자자(Syndicate Lead, 즉 GP)가 발굴한 딜을 SPV라는 단일 법인(펀드)을 만들어 다수의 소규모 투자자(LP)들이 함께 투자할 수 있도록 만든 구조
4.2 영국: VCT 모델
이번에 우리나라가 도입하려는 BDC는 오히려 영국의 VCT(Venture Capital Trust)와 비슷합니다. VCT는 영국 정부가 소규모 비상장 기업에 대한 개인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1995년에 도입한 상장 폐쇄형 투자회사입니다. 마찬가지로 증권 거래소에 상장되어 있으며, 투자 대상은 소규모 기업입니다. 영국 VCT 제도의 특징은 EIS(Enterprise Investment Scheme)라고 불리는 매우 강력한 세제 혜택 제도입니다. 투자액의 30%를 소득세에서 공제받을 수 있으며, VCT로부터 발생한 배당금과 차익금은 소득세가 면제됩니다.
최근 몇 년간 벤처 시장이 투자 심리 위축으로 어려움을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VCT는 23/24 회계년도를 기준으로 8억 8천만 파운드(한화 기준 16조 원)를 조달하며 상당한 규모의 자금을 조달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VCT의 5년 평균 수익률은 약 5~6%이며, Foresight VCT와 같이 성공적인 VCT의 경우 5년 평균 약 14%의 높은 수익률을 보이기도 합니다. 세제 혜택을 고려하면 꽤나 매력적인 투자 선택지로 보입니다. VCT는 60억 파운드 규모의 산업으로 성장하여, 영국에서 대부분 투자자의 자산 배분에서 주류 선택지가 되었습니다. VCT의 투자를 통해 성공을 이룬 스타트업은 부동산 검색 앱 Zoopla, 식물성 음료 브랜드 Plenish, 중고 패션 마켓 플레이스 Depop 등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성공은 영국 사회에서 스타트업에 대한 인식 자체를 변화시키기도 했습니다.

Foresight VCT Exit 사례. 소프트웨어 회사 Codeplay에 투자해 약 4년간 16x의 수익을 올렸다는 내용입니다, 출처: Foresight Technology VCT Investor Guide
“솔직히 말해서, 지난 10년 정도의 시간 동안 정말 획기적인 변화(step change)라고 생각하는 한 가지 사실이 있습니다. 여러분도 창업자로서 경험했겠지만, 영국 사회 전반에 걸쳐 스타트업에서 일하거나 사업을 시작하는 것에 대한 근본적인 수용(fundamental acceptance)이 생겨났다는 점입니다. 만약 당신이 그렇게 했는데 성공하지 못하더라도, 그것은 작은 실수나 이력서의 공백이 아니라, 실제로 신뢰할 수 있는 경험이라는 것입니다. 이는 2006년, 2007년, 2008년에는 그렇지 않았던 사실입니다.” - Seb Wallace, Triple Point Venture VCT
4.3 BDC가 도입된 VC 시장은 어떨까?
BDC가 우리나라에 도입된다면, 머지 않은 미래에 다른 공모 펀드들과 마찬가지로, VC나 자산운용사가 펀드를 만들면, 증권사를 통해 펀드 상품에 투자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글을 쓰며 정리한 내용을 바탕으로 한국에서 BDC가 성공적으로 도입된다면 어떤 구조일지, 어떤 특징이 있을지 상상해보았습니다.
현재 BDC 운용 주체로 제시되고 있는 곳은 자산운용사와 VC입니다. 자산운용사는 공모펀드를 다수 운용하고 있지만, 딜소싱의 측면에서 스타트업에 대한 접근성이 부족합니다. 반대로 VC는 공모펀드 운용 경험과 능력이 부족하지만, 딜소싱의 측면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초기에는 자산운용사와 VC의 협력이 필수적입니다. Co-GP의 형태가 기사에서 많이 논의되었지만, 투자 대상에 벤처투자조합도 포함되어 있어 Fund of Funds 전략도 가능합니다. 자산운용사가 대규모로 모펀드를 조성한 뒤 VC펀드에 출자하는 FoF 모델도 공모펀드 관리 비용 효율화의 장점을 살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AngelList 사례를 볼 때 운용사 또는 개별 투자자의 브랜딩이 중요해질 것입니다. 공모펀드가 어떤 기업에 투자할 것인지는 알 수 없기에 과거 투자 이력, 명성을 보고 투자할 것입니다. 결국 이러한 환경에서는 투자회사 또는 개인의 브랜딩 전략이 매우 중요합니다. 최근에 우리나라 VC 심사역 분들 중에서도 적극적으로 SNS, 유튜브 등을 통해 소통하는 분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대중과 가까이서 소통하고, 브랜딩을 통해 이미지를 구축하는 전략을 취하는 분들이 공모 벤처펀드 시장에서는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BDC가 우리나라에서 성공적으로 자리잡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영국의 성공 사례를 볼 때, 결국 우리나라에서도 정책적으로 세제 혜택 등으로 투자자를 초기에 유인할 방법이 우선 필요합니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BDC가 안착하기 위해서는 성공 사례를 통해 투자자들이 수익 대비 리스크에 대한 인식을 바꿀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나라 벤처펀드의 연평균 수익률은 8%에 육박하는 만큼, 실제로 5~10년 뒤에도 높은 수익률로 증명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은 아닙니다. 일반 투자자의 자산배분에 벤처투자가 자연스럽게 들어올 수 있는 날까지, BDC가 중요한 역할을 해낼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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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크드인] https://kr.linkedin.com/company/yventuresyonsei
직접 벤처기업에 투자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보신 적 있으신가요? 내가 투자한 기업이 점점 성장하여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유니콘 기업이 되고, 10배, 100배의 기업가치를 인정받는다면 어떨까요?
벤처투자 시장은 오랜 기간 동안 사모 투자의 영역이었습니다. 불확실한 정보, 높은 위험성, 그리고 복잡한 투자 절차는 일반인에게 높은 장벽이었습니다. 지난 10여년 간 우리나라 벤처투자 업계에서 수많은 유니콘 기업이 탄생했지만, 기관투자자가 아닌 일반 투자자는 벤처 기업의 성장에 대한 수익을 거의 나눠가질 수 없었습니다.
개인으로서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것에 관심이 있었던 분이라면 주목해 볼 만한 소식이 있습니다. 바로 공모 벤처 펀드를 만들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이 지난 8월 27일 국회를 통과한 것인데요, 이 법안이 만들어진 이유는 무엇이고, 앞으로 VC 업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함께 알아봅시다.
국내 유니콘 기업 현황, 출처: https://www.mt.co.kr/future/2025/03/24/2025032319135437889
1. 개인으로 스타트업에 투자하기
현재 우리나라에서 개인이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방법은 크게 직접투자와 간접투자로 나눌 수 있습니다. 직접투자는 주식을 직접 취득하는 방식, 간접 투자는 펀드를 통해 투자하는 방식을 의미합니다.
1.1 증권형 크라우드 펀딩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은 공모 직접투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2016년 도입된 제도로, 스타트업이 직접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주식 또는 채권을 통해 자금을 모집하는 방식입니다. 불특정 다수인 민간인이 대상인 만큼, 개인별 연간 총 1,000만원의 투자 한도를 비롯해 자본시장법에 따른 규제를 적용받습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2024년 기준으로 국내 증권형 크라우드펀딩 시장의 누적 자금조달 금액은 2016년부터 약 2,300억원에 달합니다. 연간으로는 200~300억 수준이며, 각 기업은 평균 2.14억원의 금액을 조달했습니다.
신생, 창업기업에 대한 투자에 관심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플랫폼을 통해 손쉽게 참여할 수 있습니다. 국내 증권형 크라우드펀딩 중개 플랫폼은 크라우디, 오마이컴퍼니, 펀딩포유, 아시아크라우드펀딩 등이 있습니다. 또한 한국예탁결제원에서 운영하는 크라우드넷에서는 여러 플랫폼에서 현재 진행되고 있는 크라우드펀딩을 모아서 볼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증권형 크라우드펀딩 연간 자금조달, 출처: https://www.crowdnet.or.kr/statistics/issued_outline.jsp
1.2 직접투자: 엔젤 투자
엔젤투자는 사모 직접투자 방식입니다. 고액 자산가, 창업을 통해 성공한 연쇄 창업가 등 자본 또는 경험이 많은 개인이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형태입니다. 투자 금액에 제한은 없으며, 본인의 네트워크, 지인 소개 등을 통해 투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배우 이제훈 씨가 한 자산운용사 회장님의 소개로 마켓컬리에 2015년 엔젤투자자로 참여한 사례가 대표적입니다. 다만 이렇게 공개된 사실이나 자료가 많지 않기에, 구체적인 규모를 파악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1.3 간접투자: 펀드 출자
펀드 출자는 사모 간접투자 방식입니다. 비슷한 뜻을 가진 엔젤투자자가 모여 개인투자조합을 결성하거나, 주위에서 펀딩을 받아 개인투자조합을 결성합니다. 여러 개인이 스타트업에 투자할 경우 법률비용이나 법인등기 처리 등 번거로움이 있기 때문에 펀드를 이용해 투자하면 스타트업 입장에서도 업무량과 비용이 절감됩니다. 연간 결성액은 4,000~6,000억 사이이며 올해 상반기에는 1,761억 원 규모의 개인투자조합이 결성 되었습니다.
벤처투자조합, 신기술투자조합과 같은 형태의 일반적 VC 펀드에도 개인이 출자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개인투자조합에 출자하는 것에 비해 소득공제 혜택이 적고, 애초에 규모가 작은 개인은 잘 받아주지 않기에 일반적이지 않습니다.
2. 왜 BDC를 도입하려고 하는가
2.1 BDC란 무엇인가
공모 형식의 벤처기업 간접투자 방식은 없을까요? 오늘 이야기할 주제인 BDC가 바로 공모 형식의 간접투자입니다. 지금까지는 법적으로 불특정 다수에게 투자권유를 통해 돈을 모아 벤처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를 만드는 것이 불가능했습니다. 지난 8월 27일 국회 의결 통과로 드디어 공모 벤처펀드를 만들 수 있도록 자본시장법이 수정되어 내년 3월부터 시행될 예정입니다. 이번에 발의된 법안에서 정의된 BDC의 주요 특징을 간단히 정리해보았습니다.
BDC는 펀드 자산총액의 60% 이상을 벤처기업, 코스닥 상장사, 벤처투자조합 등에 투자해야 합니다. 유동성이 낮은 주식이기에 펀드 설정 이후 만기까지 환매가 금지됩니다. 하지만 90일 이내에 거래소에 상장해야 하기에 만약 일반 투자자가 유동화를 원한다면 거래소에서 펀드 지분을 판매할 수 있습니다. 안정성과 투자자 보호를 위해 펀드 자산의 10% 이상을 국공채, 예금 등으로 보유해야 하며, 운용사가 펀드 총액의 5%를 시딩투자하도록 하여 책임투자를 하도록 법안을 제정했습니다.
구분
주요 내용
펀드 성격
공모형, 환매금지형(폐쇄형), 만기 5년 이상
최소 모집가액
300억(검토 중)
유동성
발행 후 90일 이내 거래소 상장 의무
투자 대상
벤처기업, 코스닥 상장기업, 벤처투자조합 등
벤처 투자 비율
펀드 자산총액의 50% 이상 (시행령안 60% 이상)
안전 자산 보유
펀드 자산의 10% 이상 의무 보유 (국공채, 예금 등)
동일 기업 투자 한도
주식 10%, 주식 외 증권 10%
운용사 의무
책임 투자(시딩 투자) 의무 (시행령안 5% 이상, 3년 보유)
2.2 정책자금에 대한 높은 의존도와 신규 자금 유입의 필요성
도대체 왜 정부는 BDC를 도입하려고 하는 걸까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벤처투자 생태계의 정책자금에 대한 높은 의존도 때문입니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에서 발간한 자료에 따르면, 2024년 한국 벤처펀드 결성액 중에서 정책자금 출자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23%에 달합니다. 게다가 이재명 정부는 2030년 국내 벤처투자시장 40조원 육성이라는 목표를 세운 상태입니다. 모태펀드 출자를 확대하고, 넥스트 유니콘 프로젝트와 국민성장펀드 등 대규모의 정부 자금이 유입될 예정입니다.
구분
2020년
2021년
2022년
2023년
2024년
전년대비(%)
정책금융
금액
25,947
34,045
31,951
21,770
24,226
+11.3%
비중
26.0%
19.1%
18.1%
16.7%
23.0%
-
민간부문
금액
73,912
144,436
144,450
108,558
81,324
△25.1%
비중
74.0%
80.9%
81.9%
83.3%
77.0%
-
합계
99,859
178,481
176,401
130,328
105,550
△19.0%
한국 벤처펀드 출자자 비중, 출처: 한국 VC협회 “2024년 전체 벤처투자 보도자료” (단위: 억 원)
정책자금의 비중이 높으면 왜 문제일까요? 단기적으로는 정책 출자자와 민간 출자자의 자금 조달 비대칭이 심화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모태펀드가 400억을 출자하면서 펀드 최소 결성금액을 1,000억으로 제시한다면, 나머지 600억은 VC가 민간 출자자로부터 자금을 끌어와야 합니다. 정책자금 공급은 늘었는데, 이에 맞춰 민간 자금이 늘어나지 않는다면, 운용사 입장에서는 정책자금은 받아 놓고도, 펀드 결성금액을 채우기 어려운 난감한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죠.
장기적으로는 벤처투자의 본질적 의미를 유지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정책금융기관은 안정성을 추구하고, 돈을 잃지 않을 것 같은 VC에 출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다 보면 운용사 입장에서는 과감한 투자보다는 안정적 투자를 선호할 수밖에 없습니다.
정책자금의 투입은 벤처 생태계를 키울 순 있지만, 과감한 혁신을 추구하는 벤처 생태계라는 목표를 동시에 달성해줄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정책자금에 대한 과도한 의존을 해소해 줄 민간 자금의 유입이 필요합니다. BDC 도입은 이러한 맥락에서 민간 자본의 유입을 늘려줄 수 있는 트리거입니다.
3. BDC가 넘어서야 할 어려움
3.1 정보 공개와 규제 대응 이슈
VC 특성상 백오피스 인원이 많지 않아 현실적으로 공모펀드의 평가 및 공시, IR, 준법 등의 업무를 감당하기 어렵습니다. 특히나 중소형 VC는 공모펀드를 운용할 능력이 더더욱 부족합니다. 이에 대한 대응으로 공모펀드를 운용하는 자산운용사와 Co-GP를 구성하거나 협업하는 방법도 제시되지만, 여전히 비용과 수익 분담의 문제가 있습니다.
BDC로 인한 수입과 늘어나는 인건비 중 무엇이 더 클지 비교가 필요합니다. 단순한 예시로 500억짜리 BDC를 만들었다고 했을 때, 연 2%의 관리보수율을 가정하면 VC는 연간 10억의 고정수입이 발생합니다. 기존에 드는 비용에 더해 분기별 가치평가와 공시 등을 위해 필요한 인력을 추가로 고용하고, 시스템을 만드는 데 드는 비용을 생각하면, 작은 규모로 결성했을 때 수익성이 좋아 보이지는 않습니다.
뿐만 아니라 일반 투자자로부터 도덕적 해이, 배임, 불완전판매 등에 대한 다양한 법률 이슈에 대응해야 합니다. 투자가 실패하여 펀드 수익률이 저조할 경우, 손실 발생 가능성에 대한 고지 문제나 투자에 있어서 적절한 과정을 거쳤는지, 개인적 이해관계는 없었는지 등의 문제가 더욱 사회적 이슈로 제기되어 회사가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3.2 투자 매력도와 실질적 영향력
VC나 비상장 주식의 수익은 종종 시장에 공개되지 않은 비대칭적인 정보로부터 발생합니다. 대부분의 정보를 공개해야 하는 점은 비대칭적 정보의 사용과 비밀유지, 운용의 자율성이라는 사모펀드의 장점을 포기한다는 이야기와도 같습니다. 자유로운 투자가 어려워지면, 펀드의 수익성에 대한 기댓값을 낮추는 결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유동성에 제약이 있는 펀드에 수익성마저 떨어진다면 매력은 반감됩니다.
투자자들이 실제로 얼마나 움직일지가 중요합니다. 25년 상반기 기준 펀드 시장 전체 규모는 1,235조 원, 그 중 공모펀드는 524조 원 입니다. 벤처펀드 전체 AUM이 약 60조 원 임을 고려할 때, 공모펀드 시장에서 5%인 25조 원만 벤처시장으로 가져갈 수 있더라도 꽤나 큰 변화가 만들어질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변화가 실현되기 위해서는 규제 대응 방안, 투자 매력도 확보 등에 대한 해결책이 제시되어야 합니다.
국내 펀드 순자산 총액, 출처: 금융투자협회 “2025년 상반기 펀드시장 동향”
4. 해외 사례를 통해 보는 실현 가능성
4.1 미국:BDC와 Angellist 모델
미국의 BDC는 1980년 법적 근거가 만들어졌고,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대형 금융기관에 대한 자본 규제 강화로 발생한 자금 공백을 채우며 성장하였습니다. 우리나라의 BDC 제도는 미국의 BDC 제도로부터 이름을 따 왔습니다. 그렇지만 미국의 BDC 제도는 우리나와 다릅니다. 미국의 BDC 제도는 채권투자에 집중되어 신용 등급이 낮은 중소기업에 대출을 제공하고, 여기서 발생하는 이자 수익의 대부분을 투자자에게 배당하는 고배당 수익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BDC도 벤처기업에 대한 대출도 가능하지만, 본질적으로는 벤처시장에 대한 Equity 투자가 핵심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AngelList 창업자 Naval Ravikant, 출처: https://www.globalindian.com/story/entrepreneurship/naval-ravikant-investor-entrepreneur/
미국의 BDC 모델보다 조금 더 주목하고 싶은 것은 AngelList의 방식입니다. Uber, Twitter, Yammer 등 100개 이상의 스타트업에 초기 투자한 실리콘밸리의 전설적인 엔젤 투자자 Naval Ravikant가 설립한 회사로, 2022년에는 연 30억 달러의 자본이 AngelList를 통해 스타트업에 조달되었습니다. 이들의 방식이 특별한 이유는 폐쇄적인 벤처 투자 시장을 온라인으로 끌어내고, 신디케이트 구조를 통해 일반 투자자들도 유망 스타트업에 소액 투자를 할 수 있도록 했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의 BDC와는 다르고, 오히려 크라우드펀딩에 가깝다고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크라우드펀딩과 매우 중요한 차이점은 Syndicate Lead의 존재입니다. 사람들은 투자자가 누군지를 보고 투자를 결정할 수 있습니다. Syndicate Lead가 주도하여 소규모 자본을 모으는 과정을 주도해야 하기 때문에, 리드 투자자의 명성이 펀딩에 중요한 영향을 미쳤습니다. AngelList는 2020년에는 분기별 구독을 통해 자금을 모아 블라인드펀드를 결성할 수 있는 수단인 롤링 펀드도 출시하였습니다. 이러한 모델에서 투자자의 명성은 더욱 중요합니다. 신디케이트 방식으로 유명세를 얻은 사람으로는 Paypal, LinkedIn, Discord 등에 투자한 길 펜치나, 연쇄 창업가였던 잭 코엘리우스 등이 있습니다.
4.2 영국: VCT 모델
이번에 우리나라가 도입하려는 BDC는 오히려 영국의 VCT(Venture Capital Trust)와 비슷합니다. VCT는 영국 정부가 소규모 비상장 기업에 대한 개인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1995년에 도입한 상장 폐쇄형 투자회사입니다. 마찬가지로 증권 거래소에 상장되어 있으며, 투자 대상은 소규모 기업입니다. 영국 VCT 제도의 특징은 EIS(Enterprise Investment Scheme)라고 불리는 매우 강력한 세제 혜택 제도입니다. 투자액의 30%를 소득세에서 공제받을 수 있으며, VCT로부터 발생한 배당금과 차익금은 소득세가 면제됩니다.
최근 몇 년간 벤처 시장이 투자 심리 위축으로 어려움을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VCT는 23/24 회계년도를 기준으로 8억 8천만 파운드(한화 기준 16조 원)를 조달하며 상당한 규모의 자금을 조달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VCT의 5년 평균 수익률은 약 5~6%이며, Foresight VCT와 같이 성공적인 VCT의 경우 5년 평균 약 14%의 높은 수익률을 보이기도 합니다. 세제 혜택을 고려하면 꽤나 매력적인 투자 선택지로 보입니다. VCT는 60억 파운드 규모의 산업으로 성장하여, 영국에서 대부분 투자자의 자산 배분에서 주류 선택지가 되었습니다. VCT의 투자를 통해 성공을 이룬 스타트업은 부동산 검색 앱 Zoopla, 식물성 음료 브랜드 Plenish, 중고 패션 마켓 플레이스 Depop 등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성공은 영국 사회에서 스타트업에 대한 인식 자체를 변화시키기도 했습니다.
Foresight VCT Exit 사례. 소프트웨어 회사 Codeplay에 투자해 약 4년간 16x의 수익을 올렸다는 내용입니다, 출처: Foresight Technology VCT Investor Guide
4.3 BDC가 도입된 VC 시장은 어떨까?
BDC가 우리나라에 도입된다면, 머지 않은 미래에 다른 공모 펀드들과 마찬가지로, VC나 자산운용사가 펀드를 만들면, 증권사를 통해 펀드 상품에 투자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글을 쓰며 정리한 내용을 바탕으로 한국에서 BDC가 성공적으로 도입된다면 어떤 구조일지, 어떤 특징이 있을지 상상해보았습니다.
현재 BDC 운용 주체로 제시되고 있는 곳은 자산운용사와 VC입니다. 자산운용사는 공모펀드를 다수 운용하고 있지만, 딜소싱의 측면에서 스타트업에 대한 접근성이 부족합니다. 반대로 VC는 공모펀드 운용 경험과 능력이 부족하지만, 딜소싱의 측면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초기에는 자산운용사와 VC의 협력이 필수적입니다. Co-GP의 형태가 기사에서 많이 논의되었지만, 투자 대상에 벤처투자조합도 포함되어 있어 Fund of Funds 전략도 가능합니다. 자산운용사가 대규모로 모펀드를 조성한 뒤 VC펀드에 출자하는 FoF 모델도 공모펀드 관리 비용 효율화의 장점을 살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AngelList 사례를 볼 때 운용사 또는 개별 투자자의 브랜딩이 중요해질 것입니다. 공모펀드가 어떤 기업에 투자할 것인지는 알 수 없기에 과거 투자 이력, 명성을 보고 투자할 것입니다. 결국 이러한 환경에서는 투자회사 또는 개인의 브랜딩 전략이 매우 중요합니다. 최근에 우리나라 VC 심사역 분들 중에서도 적극적으로 SNS, 유튜브 등을 통해 소통하는 분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대중과 가까이서 소통하고, 브랜딩을 통해 이미지를 구축하는 전략을 취하는 분들이 공모 벤처펀드 시장에서는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BDC가 우리나라에서 성공적으로 자리잡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영국의 성공 사례를 볼 때, 결국 우리나라에서도 정책적으로 세제 혜택 등으로 투자자를 초기에 유인할 방법이 우선 필요합니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BDC가 안착하기 위해서는 성공 사례를 통해 투자자들이 수익 대비 리스크에 대한 인식을 바꿀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나라 벤처펀드의 연평균 수익률은 8%에 육박하는 만큼, 실제로 5~10년 뒤에도 높은 수익률로 증명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은 아닙니다. 일반 투자자의 자산배분에 벤처투자가 자연스럽게 들어올 수 있는 날까지, BDC가 중요한 역할을 해낼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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